여행·산행

벚꽃구경 나들이.

해변길손 2012. 5. 28. 15:39

 

 

* 수안보 시내의 벚꽃터널     

 

제게 있어서 잔인한 달은 4월이 아니고 3월이었으며 이 4월은 몹씨 바쁜 달인것 같습니다. 

작년 10월초에 우연히 이 카페에 가입한후 단 하루도 빠지지않고 이 카페에 들어와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래서 제 스스로 이 카페의 중독자라 칭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엔 거의 이 카페에 들어와 보질 못했습니다. 너무 힘든일들의 연속이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 지쳐서 말입니다. 지난 3월에는 쥐꼬리만한 울 직장에서도 감원을 했고..... 임금도 삭감했고.....그걸 결정하는건 참으로 힘든 일이었고...그래서 잔인한 3월달 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4월.....4월20일은 제29회 장애인의날로 치악예술관에서 기념식을 치뤄야 하는데 이걸 저 혼자서 다 준비해야하는 관계로 또다시 눈코 뜰 사이 없이 바빠야하고.....그래서 오늘이 토요일임에도 아침일찍 출근하여 기념식행사 프로그램(식순) 및 축제행사 프로그램(장애인 한마음 축제) 원고를 인쇄소에 맡기고....오전11시에 퇴근했습니다. 이렇게 일찍 퇴근했으면 집에서 좀 쉬어야 하는데.....쉬려고 퇴근한게 아니고....장모님 모시고 벚꽃구경을 가야하기에 부랴부랴 퇴근한거랍니다. 

 

우리 장모님은 저 보다 딱 열살 위 이십니다. 헌데 벌써 무릎관절을 쓰실수 없을정도가 되어서 거의 잘 걷지를 못 하십니다. 그래서 늘 혼자서 조그마한 아파트에 사시면서 나들이를 거의 못하시기에 답답해 하실까봐 한달에 한 두번씩 모시고 그냥 장거리 드리이브를 하곤 한답니다. 화사한 이 봄날에 아름답게 피는 벚꽃들을 보시고 싶으실텐데.....슬, 슬... 벚꽃은 지기 시작하는것 같고.....이번주를 놓치면 벚꽃들은 다 시들테고....그러면 장모님은 또 얼마나 서운해 하실까?....에라.....모르겠다.....나중에 어떻게 하더라도 오늘은 일 집어치우고.....벚꽃구경 나들이나 떠나자.....맘 먹고.....그래서....장모님 몰래 울 각시랑 작당(?)하고 일찍 퇴근했습니다.

우리 장모님은 무릎관절 때문에 한번 바닥에 앉으시면 일어나시기가 불편하시기에 접이식 의자를 챙기고 돗자리만 챙겨서 그냥 울 각시와 함께 장모님을 모시고 집을 나섰습니다. 우선 배를 채우기위해 시내쪽에서 남원주 톨게이트 접어들기 직전 신호등에서 급 좌회전하여 요즘 중앙시장쪽에서 이곳으로 이전하여 오픈한 <남경막국수>에 차를 주차하였습니다. 주차공간은 제법 넓었으나 주차장과 식당간의 거리가 너무 멀었습니다(울 장모님은 걷기를 잘 못 하신다니깐요...)

좌우간 여기에서 물막국수(5,000원)와 편육(20,000원 15,000원-우린 15,000원짜리 먹었습니다)으로 점심을 대신 했습니다. 막국수맛이 제 입에는 딱 이었습니다. 오랬만에 맛나게 먹었습니다. 산인지 이슬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간 소주 한병도 울 각시와 장모님이 홀짝....그리고 식대 계산은 울 장모님께서 저를 밀치시고 당신께서 하셨습니다. ㅎㅎㅎ

 

이윽고 남원주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단양으로 향하였습니다. 단양에서 충주호반의 남쪽 벚꽃길을 따라 동쪽에서 서쪽으로 수안보까지 다녀올 요량으로......고속도로 주변의 산에도 진달래와 개나리가 보이고.....그리고 간간이 보이는 벚꽃들은 스치는 지역마다 서로 다르게... 이제 피는곳도... 벌써 지는곳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원주에도 벌써 벚꽃이 활짝 피었는데....남쪽인 충주쪽엔 벌써 지지 않았을까?....하는 의구심에 내심 걱정을 하면서 페달을 밟았습니다(울 장모님은 이곳의 벚꽃길 드리이브를 너무 좋아하셔서 3년째 이곳으로만 오고 있는중 입니다) 

 

40여분을 달려 드디어 단양에서 빠져나와 충주호반의 남쪽길로 향했습니다. 단양 톨게이트에서 충주호반 입구까지 가는동안 길가의 벚꽃들은 거의 다 지고 있었습니다. 너무 늦게 내려온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호반입구에 들어서자 호반길을 따라 이어진 길가에는 탐스러운 벚꽃들이 눈부시게 활짝피어 잔잔한 호수의 물결들과 함께 어우러져 우리들을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기분이 짱짱....겨우 마음이 놓였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것은 호반의 저수량이 너무나 많이 부족하였습니다(진짜 물 아껴써야겠습니다)

화사한 벚꽃들을 만끽하며 장회나루에 도착하여 벚꽃 그늘아래에 자리를펴고.... 저는 시원한 팥빙수 하나를.....그리고 장모님과 울 각시는 시원한 캔맥주를....장회나루 건너편의 멋진 풍경(바위산 모양이 거북이를 닮았다고 구...뭐라고 했는데....)도 감상하며 잠시 쉬었다가 또다시 그 길고긴 벚꽃길을 달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내 가로수가 전부 벚나무로 되어있는 수안보로 향했습니다. 수안보는 충주호보다 더 남쪽이어서 반쯤은 졌을것이고 생각하고 갔습니다. 그러나 이제 벚꽃이 막 지기 시작하기는해도 이곳역시 정말로 하이얀 벚꽃들로 온통 시내가 다 뒤덮여 있어서 그 아름다운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습니다. 차를 세우고 잠시 벚꽃들을 감상하며 고물 핸드폰으로 몇장의 사진도 찍었습니다(저...사진 올리는거 안 배웠어요....)

 

어느새 시간은 오후5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슬슬 원주로 핸들을 돌릴시간이 된것 같았습니다. 장모님이 아쉬워 하실것 같아서 온통 벚꽃으로 뒤덮인 수안보 시내를 좌,우 상,하로 몇바퀴 더 돌다가 국도를 따라 충주로...귀래로...흥업으로....그리고 태장2동에 있는 <임꺽정 숯불촌갈비-학다리 지나 삼거리에서 우회전 즉시 우측에 있음>에 도착하여 돼지갈비(1인분5,000원) 6인분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집에서는 반찬을 다 먹으면 써빙하시는 분이 알아서 즉시 리필해 주시고....불판(석쇠)도 미안할 정도로 자주 갈아 주셔서 항상 마음에 듭니다. 후식으로 현관입구에 있는 아이스크림통에서 아이스크림 챙겨먹고 명륜2동의 우리동네로 돌아와 장모님을 모셔드리고 우리집으로 돌아 왔습니다(장모님 계시는 아파트와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지척간입니다)

 

집에 도착하니 정말로 많이 피곤했습니다. 요즘은 몸과 마음이 정말로 말로 표현할수 없이 모두 많이 피곤했는데..... 오늘은 어쩐지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마음은 한없이 가벼웠습니다. 꼭 해야할 숙제를 못하고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가 드디어 다 해 버린뒤의 그 홀가분하고 상쾌한 기분....뭐...그런것 같은......하여간 기분좋은 장거리 드리이브였습니다.  

어?......울 각시는 벌써 잠 들었네요.ㅎㅎㅎ

울 각시가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이제 저도 자야겠습니다.

 

아참....낼 포트럭 파티라고 했나요?.....

그 파티에 참가하시는분들 모두.....잊을수 없는 좋은 추억 만드시고.....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이상, 해변길손의 "나의 알콩달콩 여행기(드라이브)"였습니다.

 

P.S : 위의 사진은 제 고물 핸드폰 사진을 울 애기가 올려준 것입니다.ㅎㅎㅎ

 

<2009. 4.12. 01:00에 작성한 글>